졸업을 했다

1. 졸업을 했다. 대학교를 졸업했다.

초중고에 대해서 좋은 기억은 없는지라, 허례허식만 견뎌내고 가족이랑 사진을 찍는 시늉만 하고 얼른 피하기에 바빴다. 그와는 달리 이번에는 친하게 지내던 과 친구들이랑 사진도 마구 찍고 해서 어쩐지 기분은 좋았지만.

 

2. 사실은 그래, 그게 참 그렇다. 지방 사립대학에 다닌다고 말하고 다니기도 부끄러웠다. 서울이나 수도권이 아닌 것도 그랬고 심지어 국공립도 아니었다. 한창 오만할 고등학교 1학년 때는 지잡대 가면 어떻게 고개를 들고 다니느냐 같은 소리도 했고. (사실 나는 아직도 대학 어디 다니느냔 물음에 부산에 다닌다고 하고, 부산 어디냐 물으면 얼버무리기도 한다.)

 

3. 무슨 소리를 하고 싶은지 모르겠는데 그래도 끼적이면 음,

4. 막막하다. 막막할 수밖에 없다. 어쩌지.

5. 고고학/박물관 관련으로 진출할 수 있을 거라고, 순진하게 믿었을 때로 돌아가서 현실을 깨우쳐 주고 싶다. 물론 그것만으로도 한창 피곤하고 바빴고 스트레스에 치였지만 그러면서도 같이 일하는 선배들보다 한 살 어리다고 자위하고 있었던 내게.

 

6. 입학하면서 편입할 거라는 생각을 했고 그러다가 편입할 거라는 생각을 접어버렸다. 왜 그랬느냐고는 못 물어보겠다. 친구한테는 ‘드라이진 같은 가시나’라는 평을 듣고 있는 주제에 나는 사실 사람을 잘 끊어내지 못한다. 그런 척이야 잘도 하고 있지만.

7. 사실 1학년 초반에 동아리 들어갔을 때도 나중에 편입하면 이 사람들을 다 어쩌나, 같은 생각에 한참 끙끙대기도 했다. 근로니 뭐니 너무 바빠서 신경쓸 틈도 없게 되어서 이제는 친한 척도 못 하겠지만. 우습다.

 

8. 브로콜리너마저의 ‘졸업’을 듣고 있다. 이 음반이 나왔을 때는 그들의 사정 따위는 알려고 하지도 않고 예전의 그들만 좇았다. 데모 음반으로 들은 노래와 조금 다른 느낌이 실려 있어서 계속 꺼리다가 그러다가 그들의 사정을 알게 되고 또 다시 좋아하게 되면서 그들의 노래를 마구 듣다가도 이 노래만은 아껴 두어야지 했다. 노랫말처럼 졸업할 때, 대학교 졸업할 때 들어야지 하고. 그리고 드디어 오늘에 와서야 들었다.

9. 내일 면접 있어서 친구한테 정장 빌리러 가는 길에 듣기 시작했는데 버스 안에서 울멍울멍했다. 이 미친 세상에 그래, 우리 어쩌지...

10. 느네보다는 내가 좀더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그 와중에도 했다. 느이가 잘 되었으면 좋겠지만 그래도 조금은. 내가 좀더 괜찮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이 미친 세상에 어디에 있더라도 느이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 뭐라냐 정말.

 

11. 노래 듣다가 울겠다. 감정폭발.

12. 그러면서도 노래를 끄지 못하고 울지도 못하고 있지만.

13. 다음에 좀더, 좀더 마음을 다잡고 생각을 정리해서 다시 글 써야지. 끝.

14. 분명 아까 전에 학교에서 가운 입고 있을 때에는 생각보다 별로 아련한 느낌도 없고 그랬는데 갑자기 이러고 있다. 노래 탓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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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면존맛/서면술집/서면칵테일바/서면 여자혼자 칵테일바] Bar 11자리(Bar 11cha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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